poem264 2013. 4. 12. 10:00

철쭉꽃 몽우리 / 권혁모
[51호] 2011년 07월 10일 (일) 권혁모 시인

1
능선엔 안개비가
파도로 덮쳐 오고

푸른 하늘을 바라
당당히 맞선 유두(乳頭)

젊음은
황홀하여라
부끄러워 않았네.

2
구름은 낮은 포복으로
이 팽팽한 공중전을

단 한 번 피었다
가미가제로 사라질

점점이
수놓는 허공
마지막 총연습이네
3
땅 속 전선(電線)을 묻고
문자로 교신하는 밤

순결의 가지마다
등불 걸어두었는데

청산도
아득한 하늘도
첫날밤을 열었네.

 

권혁모 | 1984년 〈동아일보〉 신춘문예로 등단.  시집으로 《오늘은 비요일》 《가을 아침과 나팔꽃》이 있음. 중앙시조대상 신인상,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수상. 《시조세계》 편집위원,  ‘오늘’ 시조동인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