새벽 강 새벽 강 권 혁 모 때론 수련꽃이 물잠자리를 유혹하거나 버들치 잠결을 깨운 아라비안의 일출 혹은 물새 알 훔치다 들킨 동화 속인가 했어 아니었어 안개 잔잔한 홰나무 밑 잠을 깊고 태풍 중심이 빨아올린 검은 눈의 축제장 종속을 달리한 신들이 떠돌았어 한가히 살아서도 죽어서도 불.. 문학 이야기/권혁모의 시조 1 2018.03.01
입춘 입춘 권 혁 모 입춘첩 아무리 붙여봐라 내사 입추하고도 추분 무등 태운 세월 너도 곁에 쉬었다 가게나 아득히 밟아 온 허공 송이송이 목화꽃 땅이 꺼질듯 미움이라도 사랑이라 말하자 내 운지법에 없는 푸른 날의 빈자리마다 못 떠난 새들 찾아와 새벽시장을 펼치고 눈부시다 눈부시다 .. 문학 이야기/권혁모의 시조 1 2018.03.01
첫눈 3 첫눈 3 권 혁 모 그대가 첫눈이듯이 나 또한 첫눈이 되어 짧고도 긴 허상이 수만의 박새를 몰고 창밖에 자막이 흐르네 군무를 펼치고 있네 하늘 아래 수줍었던 산언덕길 배꽃은 피어 그 꽃잎 아롱아롱 길을 잃고 헤매었던 그날을 잊지 말라며 첫눈이 오시네. 문학 이야기/권혁모의 시조 1 2018.03.01
한지창 한지창 권혁모 햇살끼리 모여 앉아 정겨워라 장지 밖 가만 보니 문이 아니네 인동꽃 피는 시절 그림자 흐린 불빛도 어디 보일 것 같다 별은 대책 없이 감꽃으로 지는 뒤란 노랑꽃 창포 눈웃음이며 떨리는 숨결까지 초롱 등 창가에 기대면 들릴 것도 같다 펼쳐서 풀질하고 황국 곱게 앉혀 .. 문학 이야기/권혁모의 시조 1 2018.02.19
석모도 석모도 권 혁 모 반짝이는 난바다에 무릎 꿇어야 하나 펄펄 끓어 타는 속을 게워낸다 석모도야 때까지 편대 비행을 너도 맞장구치고 천지가 혼돈 속에 머릿결 다 풀었다 가야 할 길은 멀고 쓰나미로 덮는 황사 언제쯤 수평선 어깨에 기대어 서 보나 들고 나는 물때를 골라 갯벌로 누워야.. 문학 이야기/권혁모의 시조 1 2018.02.19
<시조미학> 2018. 봄호 계간평 『시조미학』 계간평(2018. 봄호) 꽃의 이미지 그리고 변용 권 혁 모 꽃보다 아름다운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다면, 이는 불가능일 것이다. 꽃의 속성은 새 생명 탄생이라는 의미에 더하여 심상의 내재적 변용(變容)으로 다가오고 있다. 우리는 꽃의 이미지를 부정보다는 긍정 쪽으로 바라보.. 문학 이야기/시조 평론 1 2018.02.19
첫눈 첫눈 권 혁 모 1 첫눈은 하늘에서 오는 것이 아니란다 눈망울 속 고인 사랑이 홀씨로 떠다니다 연둣빛 당신 가슴으로 뛰어내리는 거란다 첫눈은 겨울에만 오는 것이 아니란다 해종일 반짝이다 소등한 자작나무 숲 목이 긴 기다림 끝에 등불 들고 오는 거란다. 2 금모래 긴 강변길 손잡고 .. 문학 이야기/권혁모의 시조 1 2018.01.30
권혁모의 시에 스민 아우라 권혁모의 시에 스민 아우라 이 동 백(시인) 1 시인 권혁모는「하회동 소견」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화려하게 문단에 등단했다. 이것이 1984년의 일이니 그는 시력(詩歷) 30년에 이른 중견 작가이다. 나는 그와 고등학교 동창의 인연으로 45년 지기(知己)인 셈인지만, 문학의 길에서 .. 문학 이야기/시조 평론 1 2018.01.07
2018 신춘문예 당선작, 심사평 모음 동아일보 이중섭의 팔레트 신준희 알코올이 이끄는 대로 너무 멀리 와버렸다 내려야 할 정거장을 나는 자주 까먹었다 날마다 다닌 이 길은 처음 보는 사막이었다 길도 없는 흰종이 위 맴돌아 나를 누른 깜깜한 압력에 감사 섭씨 1000도가 넘는 불길 속에서 세 시간만 지나면 깨진 백자항아.. 문학 이야기/문학자료, 전자도서 2018.01.04
풀벌레 소리 번역보기 풀벌레 소리 권혁모 귀 기울여 보아요 막 잠 깬 숲 속으로 억만 번 굴러내린 천상의 바퀴를 달고 당신도 저랬던가요 별에서 오시던 날 눈으로 보이지 않는 마음으로만 보이는 오색 엮은 목숨들이 여기저기 그물을 놓아 홀린 듯 갇혀도 좋으리 빗발치는 저 소리 <한국동서문학&.. 문학 이야기/권혁모의 시조 3 2018.01.04